아직 그리지 못 한 풍경
봄 찾아 떠난 여행 섬진강 매화마을에서 본문
어느덧 3월이 시작된지도 달포를 넘어 이제 종반에 접어 들었다.
남쪽으로부터는 봄 소식이 전해지면서 봄의 전령인 매화 꽃이 이번주면 볼만할 것 같다는 소식이 날아 들었다.
지난주 동백꽃이 핀 백련사와 다산초당을 한번 더 다녀오자며 지인과 일정을 잡아 놓았었는데
주말 내내 비가온다는 반갑지 않은 비보가 끝내 여행길을 막아섰다.
한 여행 친구가 아지랑이가 피어나는 남도땅 자락에서 봄 맞이를 하고 싶다고 하여 몇달전 부터 일정을 잡아 놓았었는데
여행을 가자며 바람을 넣었던 여행 친구들은 함께하지 못했다.
토요일 새벽
섬진강에서 피어오르는 아지랑이도 보고 매화꽃이 만발한 매화마을에서 봄맞이를 할 것이란 일념으로
새벽부터 집을 나서 어두움을 가르며 차를 몰았다.
이번 여행 길은 둘째딸과 막내딸 그리고 초등학교 4학년짜리 친구 아들이 함께 동행하여 여행 친구가 되어주었다.
졸지에 홀아비 봄나들이가 되어버린 샘이다.
3년전 가족들과 섬진강 봄나들이를 했을때 밀려드는 인파와 차량으로 도로에서 시간을 보내다 결국 발길을 돌렸던 경험을
토대로 가장 인파가 많이 몰릴것 같은 매화마을은 이른 아침에 방문하는 것으로 하였다.
토요일 담양에서 부터 죽녹원,관방제림,소쇄원,광주호생태공원,송강정을 돌아 하동에서 1박하고 이른 아침에 매화마을을 시작으로
섬진강을 따라 하동송림, 평사리 최진사댁, 쌍계사, 사성암, 구례 산수유마을을 끝으로 여행을 마무리하는 것으로
일정을 잡아 놓고 여행을 시작하였다.
내 예상은 적중하였다.
일요일 아침6시 아이들을 깨워 서둘러 준비를하고 아침식사도 거른체 매화마을로 향했다.
아직은 이른시간이라지만 그래도 많은 상춘객들이 매화마을을 찾아 봄을 즐긴다.
하지만 봄이라하기엔 겨울의 시샘이 얼마나 대단하던지 눈발도 날리고 매서운 겨울바람이 품속으로 파고 들었다.
구례 지리산 꼭대기에는 하얀 눈이 쌓여 아직 떠나지 않은 겨울이란 녀석이 건재함을 자랑하듯 위세를 떨었다.
광양 매화마을은 꽃샘추위가 시샘을 떨어 꽃망울을 터뜨리려던
매화는 몸을 잔뜩 움츠리고 거센 바람에 눈치를 본다.
예전의 이만때 쯤이면 매화가 만발하여 상춘객의 낙원이 되었을 이곳도 아직은 떠나지 못한 겨울의 시샘을 감당하고 있었다.
마치 터지지 않은 강냉이처럼 깡깡한 꽃망울이 따사로운 햇살에 팝콘처럼 폭폭 터질날 만을 기다리는 듯했다.
그러함에도 상춘객들의 발걸움은 분주하기만 하다.
이제 갖 피어난 매화꽃에 카메라 렌즈를 들여밀며 그 고고한 자태를 담아내기에 여념이 없다.
남도대교 뒤편 지리산자락은 아직 백발이 성성한데
섬진강을 따라 오르던 봄은 틀어쥔 아지랑이를 놓쳐버린듯 망연자실 멈추어 섰다.
이 거센 바람에도 불구하고 활짝 얼굴을 내밀어준 매화꽃이 반갑고 고마울 뿐이다.
수줍게 단장하고 밤새 상춘객을 기다리며 섬진강 유역에 몰아치는 한풍(寒風)에도 굽힘이 없다.
그 고고한 절개가 힘겹게 찾아온 상춘객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이번주면 꽃샘추위도 물러간다고 하니 이번주부턴 섬진강을 따라 오르던 봄이 잰 걸음질에 바쁠듯 하다.
한시간 반가량 매화마을을 둘러보고 나서는 길 상춘객의 차량이 도로를 가득 메워 주차장을 방물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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