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그리지 못 한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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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의 가을 【 북한산국립공원 】

緣佑(연우) 2018. 10. 29. 18:32


▲ 팥배나무


【 북한산의 만추 】


난 아침 출근길 매일 북한산 백운대를 바라보며 출근을 한다 .

어떤 날은 안개에  휩싸이고  ..

어떤 날은 위풍당당한  백운대 , 인수봉, 노적봉, 만경대가 한눈에 들어온다.

거리에 가로수가 단풍이 들어 울긋불긋 화려한 가을이 들었다 .


북한산에도 백운대를 시작으로 숨은벽에 가을이 먼저 들고 

산 등자락을 따라 아래로 아래로 가을이 들기 시작한  토요일 이른 아침

붉게 동터오는 아침 햇살을 따라 북한산으로 향했다.




산성입구에서부터 가을은 온 산에 가득했다. 

숲의 덤풀속을 헤집고 아침햇살이 들어차고 

계곡으로 몰아치는 바람이 심상치 않은 토요일 아침이다. 

노랗고, 빨갛고, ... 

푸르름이 가을 빛으로 물어가는 산자락엔 산객들로 인산 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 벌개미취



산성입구에서 중성문으로 향하는 길목 보리암 옆 야생화 군락지엔 

가을을 끝을 보내는 야생화가 그 화려한 가을의 끝자락에서 

마지막 인사를 던져놓고 겨울로 갈 참이다. 


늦은 가을 꽃의 인사가 내심 반가움에 그냥 지나치기 미안한 마음에 

눈 맞춤을 나눠주고 산으로 올랐다. 

개미취, 노루오줌, 참취꽃, 산국, 모두가 반가운 이름이라 그 이름 한번씩 불러주었다. 


▲참취꽃


북한산 계곡을 따라 갈참나무 잎이 바람에 날리고 

고로쇠, 당단풍, 개벚나무, 귀룽나무, 물푸레나무는 곱디 고운 가을 옷으로 갈아 입은지 오래다. 

그 가을의 끝자락을 걷는 산객들의 마음에도 가을 향이 가득 베어 발걸음을 사뿐사뿐 

알록달록 ,,,,, 처벅처벅, 산으로 향한다. 



▲ 작살나무


계곡으로 이따금 불어오는 바람에 가을이 날리고 

어제 내린 빗줄기에 잔뜩 습기를 먹은 가을은 

햇살에 화려하게 빛이 났다. 


산영루를 지나고 , ,중흥사를 거처 대성문, 대남문에서 문수봉으로 이르는 산능선은 

이미 겨울이 찾아 온 듯 매서운 바람이 손톱을 세워 뺨을 할퀴려 달려들었다. 

나뭇가지는  앙상한 나목으로 겨울을 맞을 준비를 끝낸 모습이다. 


산 위자락은 이렇게 벌써 겨울이 시작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당단풍


【가을편지 / 이해인 】


1.

그 푸른 하늘에

당신을 향해 쓰고 싶은 말들이 오늘은 단풍잎으로 타버립니다.


밤새 산을 넘은 바람이
손짓을 하면 나도 잘 익은 과일로 떨어지고 싶습니다.


당신 손 안에
호수에 하늘이 뜨면 흐르는 더운 피로 유서처럼 간절한 시를 씁니다.



2.

당신의 크신 손이

우주에 불을 놓아 타는 단풍잎 흰 무명옷의 슬픔들을
다림질하는 가을 은총의 베틀 앞에 긴 밤을 밝히며 결 고운 사랑을 짜겠습니다.


▲ 산벚나무


3.

세월이 흐를수록 드릴 말씀은 없습니다.
옛적부터 타던 사랑 오늘은 빨갛게 익어
터질 듯한 감홍시 참 고마운 아픔이여
이름 없이 떠난 이들의 이름 없는 꿈들이
들국화로 피어난 가을 무덤가 흙의 향기에 취해 가만히 눈을 감는 가을
이름 없이 행복한 당신의 내가 가난하게 떨어져 누울 날은 언제입니까?


▲ 팥배나무



4.

감사합니다, 

당신이여 호수에 가득 하늘이 차듯 가을엔 새파란 바람이고 싶음을,

무량한 말씀들을 휘파람 부는 바람이고 싶음을 감사합니다
당신 한 분 뵈옵기 위해 수없는 이별을 고하며 걸어온 길
가을은 언제나 이별을 가르치는 친구입니다




5.

이별의 창을 또 하나 열면
가까운 당신 가을에 혼자서 바치는 낙엽빛 기도
삶의 전부를 은총이게 하는 당신은 누구입니까
나의 매일을 기쁨의 은방울로 쩔렁이는 당신 


당신을 꼭 만나고 싶습니다
가을엔 들꽃이고 싶습니다
말로는 다 못할 사랑에 몸을 떠는 꽃
빈 마음 가득히 하늘을 채워 이웃과 나누면 기도가 되는 

숨어서도 웃음 잃지 않는 파란 들꽃이고 싶습니다



▲ 산사나무



6.

유리처럼 잘 닦인 마음밖에 가진 게 없습니다.
이 가을엔 내가 당신을 위해 부서진
진주빛 눈물 당신의 이름 하나 가슴에 꽂고
전부를 드리겠다 약속했습니다

가까이 다가설수록 손잡기 어려운 이여
나는 이제 당신 앞에 무엇을 해야 합니까 ?




7.

이끼 낀 바위처럼
정답고 든든한 나의 사랑이여
당신 이름이 묻어 오는 가을 기슭엔 

수만개의 흰 국화가 떨고 있습니다

화려한 슬픔의 꽃술을 달고
하나의 꽃으로 내가 흔들립니다
당신을 위하여 
소리없이 소리없이 피었다 지고 싶은
누구나 한번은 수의를 준비하는 가을입니다



8.

살아 온 날을 고마워하며 떠날 채비에
눈을 씻는 계절 모두에게 용서를 빌고
약속의 땅으로 뛰어가고 싶습니다.


낙엽 타는 밤마다 죽음이 향기로운 가을
당신을 위하여 연기로 피는 남은 생애 살펴 주십시오

죽은 이들이 나에게 정다운 말을 건네는
가을엔 당신께 편지를 쓰겠습니다.
살아남은 자의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아직은 마지막이 아닌 편지를 쓰겠습니다.






































▲산영루
































▲ 쑥부쟁이 (진자리)












▲ 구절초








▲ 백운대




▲ 중흥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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