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그리지 못 한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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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국립공원

숨은벽 단풍산행 【북한산국립공원】

緣佑(연우) 2017. 10. 22. 00:51



" 오메 ! 단풍 들었네 !"

【 북한산 숨은벽 단풍 산행】

▶ 2017년 10월 20일
▶ 밤골입구 → 국사당→ 숨은벽 → 호랑이굴 →백운대 『원점회귀』


백두대간의 한북정맥 북한산!
많은 산을 다녀보아도 실로 북한산처럼
아름답고 지루하지 않는 산이 흔치 않다.

더구나 서울에 위치하고 있다는 자체를 두고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입을 모아
축복이라고 말을 이어갈 정도로 북한산은
빼어난 산세와 풍치, 그리고 기운을 가지고 있다.

북한산에도 가을이 들었다고 하여
숨은 벽을 찾았다 .

숨은 벽은 백운대 정상을 기점으로
서북능선에 위치하고 있는 깊은 암릉으로
그 골짜기는 겨우내 햇볕이 들지 않아
이른 봄까지 눈이 녹지 않는다 .

때문에 사람들은 인수봉과 백운대 사이 북벽으로
숨은 암릉지대를 숨은 벽으로 불렀다 .



골이 깊고 한 여름에도 찬 기운이 감도는
숨은 벽 계곡은 북한산에서 단풍이 가장 먼저 들고
겨울을 가장 빨리 찾아오는 곳이다.

산 아래에선 숨은 벽 단풍을 관찰하기 쉽지 않다
그만큼 골짜기가 깊은 이유다
숨은 벽 암릉을 따라 아찔한 산행은
북한산 등산의 백미 중 하나이고,
숨은 벽의 단풍은
북한산 가을 풍경 중 백미이다 .

이따금 북,서풍이 불어 오면 밤골 계곡을
타고 오른 바람이 숨은 벽에 부딪쳐 타오 올라
태풍과도 같은 기류가 자주 등장하는 곳이기도 하다
때문에 암릉을 산행 할 때는 특별한
주의를 요하는 곳이기도 하다.



국사당을 지나 계곡에 접어 들면
이제 찾아 든 가을에 나뭇잎이 빛을
바래가기 시작하였다.

계곡이 물이 마르고 팥배나무의
붉은 열매가 탐스럽게 익어있다.
구절초는 끝물이라 늦은 꽃 핌이
간혹 보이고, 높은 골짜기에서
떨어진 낙엽이 바람에 날려 들기도 한다.

내가 숨은 벽은 찾은 금요일은
미세 먼지가 나쁨 수준이어서
시계(視界)는 매우 불량한 상태로
산 아래 고양시의 풍경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단풍의 관찰은 해골바위가 있는
해발 500m부터 엷은 빛을 보이다 .
숨은 벽 능선의 마지막 암릉 구간
해발 700m에 이르러 절정을 이룬다.

석양 빛에 반사된 단풍은
불을 지핀 듯 타 들어가
온 산봉우리를 빨갛게 물들여 갔다 .

백운대에 이르러 초 겨울의 징후가 보이고
하나, 둘 떨어져 버린 앙상한 나뭇가지
사이로 바람이 세차다.

숨은 벽의 단풍은 금주가 절정으로
다음주 수목 쯤엔 만추의 풍경이
펼쳐 질 것으로 예상된다.



백운대에 도착한 시간은

해가 뉘역뉘역 서쪽을 향하던

분주한 시간이었다 .

한강에 금빛을 물들이며
저물어 갈 석양 빛을 담으려 했으나
기상이 좋지 못해 발길을 돌려야 했다.

오른 길을 따라 원점회귀를 서두르는 동안
날은 저물어 숲은 어두움이 내려지고
어두운 계곡을 따라 걷는 것 보다
능선을 타는 것이 좋을 듯 하여
다시 숨은 벽 능선을 따라 하산해
국사당에 도착하니 오후 7시 경인데,
세상은 칠흑처럼 어두운 밤이다.


작년 이만 때 야간 산행에서 마주치던
멧돼지 무리가 보이지 않은 것으로
보아 북한산 멧돼지 개체가 많이 줄어든 모양이다.

작년 야간 산행 때 한번도 빠지지 않고
마주쳤던 멧돼지 때였는데
이번 산행에선 기척조차 느끼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