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그리지 못 한 풍경
도화꽃 필 무렵 본문
"도화꽃 피는 언덕 청도"
도화 꽃그늘 아래
- 양현근 -
여기서 마음 놓고 울어라
곤한 울음 속속들이 풀어헤쳐도 누구 하나
기웃거리는 이 없으니
눈물이 텅 빌 때까지 그늘에 상처를 묻어두고
붉은 꽃잎 그 안에 가득 채우고 가거라
세상에 참을 수 있는 웃음은 있어도
참을 수 있는 울음은 없다
밤거리를 쏘다니다가 어디에도 울 곳 없으면
여기 도화 꽃 아래 앉아
저 꽃그늘을 보아라
모두 꽃이 아니라 눈물이다
어쩌면 풋복숭아 그 떫은 맛도
이 밑에 내려놓고 간 울음 때문이다
그러므로 꽃 지면 울음은 비밀스럽게 굳을 것
그래 봤자 한순간.
꽃그늘 아래다
복숭아 꽃, 도화(桃花)입니다.
원산지는 중국 황하 상류의 고원지대이며
우리나라에는 언제 들어 온 것인지가
명확하게 밝혀진게 없다고 합니다.
복숭아꽃은 봄꽃의 특징처럼 잎이 나오기 전에
꽃을 피우기도 하지만 서둘러 파란 이파리를 내밀어
붉음과 연녹색의 신비로운 조화를 이루기도 합니다.
양반의 호색과 부인들의 음란을 불러일으켜
일신은 물론 집안을 망치는 패가망신 시킨다는
역술의 살(煞)운에 복숭아꽃 이름을 붙여
도화살(桃花煞)이라고 부른답니다.
그래서 양반집에는 심지 않았다고 합니다.
관기중에 최고의 미모 기생에게만
도화라는 이름을 주었고 여인들의 진한 화장을
도화장(桃花粧), 임금인 고종이 총애 했던
기생의 이름도 도화였다고 합니다
이래저래 복숭아꽃의 살인적인
아름다움은 더할 말이 없을 정도입니다.
꽃말은 '사랑의 노예'
'나는 영원히 당신의 것입니다'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