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그리지 못 한 풍경
철원 금학산 등산과 두루미(단정학)여행 본문
금학산의 겨울
시베리아 북서풍이 한반도를 얼려버리고
매서운 한파의 바람소리가 늙은 노파의 거친 숨소리처럼 긴장을 더해준다.
새벽녘 추적추적 습기를 머금고 내리던 눈발은 이내 나무에 얼어붙어
동화속의 얼음나라처럼 모두가 얼어붙었다.
밤새 그 한파와 싸우며 경계근무를 섰던 어느 초병의 눈빛처럼 맑은
얼음꽃이 피어난 금학산엔 아직도 겨울이 한창이다.
철원 금학산과 DMZ 겨울철새 (두루미) 관찰여행
올해는 유난히 눈도 많이오고 한파가 심했던 해인듯 하다.
당초는 친구들과 거문도 여행을 하고자 1박2일로 날을 잡아놓고 배편과 숙박을 예약해 놓았는데
출발 하루전 선박회사에서 기후변화때문에 풍랑이 심해 파도가 높아 여객선이 출항하지 못한다는 연락을 받았다.
일정을 잡아놓고 있었던 터라 여행 목적지를 변경해야 했다.
그러던 차 철원 친구에서 전화가 왔다.
그렇게 목적지를 변경하여 토요일 이른 아침 서울을 출발해 철원으로 향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중간중간 빗방울이 나렸다.
그래도 철원은 눈이 올거야 나름 위안을 삼으며 철원 동송에서 친구를 만나 아침 식사를 마치고 금학산으로 향했다.
목적지 변경으로 당초 예정인원보다는 적은 5명의 친구들의 여행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금학산에 도착하니 밤새 내린 눈이 소복소복쌓이고 금학산 정산에는 하얀 눈꽃이 반기고 있었다.
설레이는 마음으로 등산준비를 마치고 산행을 시작한다.
그동안 난 몸상태가 안좋아 컨디션은 최악인 상태였다.
더구나 한 친구는 얼마전 다리골절되어 몇개월동안 깁스(Gips)를 하고있다가 깁스(Gips)를 푼지 얼마되는 않은 상태였다.
금학산 입구에 다다르자 한 친구는 자신은 더이상 올라갈 자신이 없다며 낮은 산이니 금방 다녀 올것이라며 그곳에서 남아 기다리겠다 한다.
그말에 "어찌 여자 혼자 이곳에 두고가" 하며 한친구도 남겠한다.
그리하여 금학산 정상을 2KM정도 남겨두고 두 친구를 군훈련장이 있는 중턱에 남겨두고 친구 셋이 산행을 시작했다.
금학산을 오르며 줄곧 펼쳐지는 가파른 경사에 나의 몸 상태는 금방 지쳐버렸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두 친구는 이제 나이가 들어서 그런다며 줄곧 놀려되었다.
그렇게 금학산 정산에 이르자 산에 피어난 눈꽃아닌 얼음꽃이 우리 일행을 반긴다.
금학산에서 바라보는 철원시내와 철원평야 그리고 금방이라도 닿을 듯 한 북녘땅이 눈앞에 펼쳐졌다.
아직은 아무도 밟지않은 산길을 걸어 정상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금학산 정상에 초소로 다가서니 소대장이 우릴 반긴다.
아마도 중간 초소에서 초병이 관등성명을 대라고 하더니만 대대장이 올라간다 벌써 통보를 받은 모양이다.
소대장이 따뜻한 커피 한잔을 마시고 가라며 부대안으로 안내를 했다.
부대에 들어서니 한 사병이 스테인레스 컵에 따뜻한 커피를 내 온다.
커피를 마시고 숨을 고르며 소대장의 이야기를 듣고있을때 식당에 라면을 끊여놓았다며 거절하는 우리 일행을
소대장은 한사코 식당으로 안내한다.
순간 산밑에서 추위와 굶주림에 떨고 있을 친구들의 얼굴이 떠올라 서로 얼굴한번씩 쳐다보다 식당으로 향했다.
식당으로 들어가 라면을 보니 군침이 돈다.
라면을 어찌나 맛나게 끓였던지 여지껏 먹어본 라면중에 최고의 맛이다.
그리고 맛이나 보라고 볶음밥을 내왔는데 그 볶음밥이 얼마나 맛나던지 산 밑에서 기다리는 친구들 생각을 잊어버린체
그리 배를 채우고 예정 시간보다 한시간이나 늦게 산을 내려왔다.
당초에는 산을 내려와 늦은 점심을 먹을 예정이였다.
산을 내려오니 밑에서 기다리는 친구들은 배도 고프고 너무 추워서 노래도 부르고 눈사람도 만들고.
그러다 몰아치는 추위가 심해 끝내는 모닥불을 피기로 했는데 이곳이 전방이고 군사지역이라 겁이나 벙커안에 들어가 주변에 박스 쪼가리 쓰레기를 모아
불을 집혔는데 얼마나 따뜻했는지 모른다며 속 모르는 무용담을 늙어 놓으며 너무너무 행복했다며 숨을 몰아쉬며 이야기를 전한다.
이제나 저제나 우릴 기다리며 산밑에 남겨진 친구 둘이서
"거봐 금방 다녀온다고 따라갔다간 힘들어 죽을 뻔 했어"
"맞아 안 따라가기를 잘했어" 하며 그곳에 남은 것을 훌룡한 선택이라고 자화자찬을 하며 놀았다고 한다.
그 소리를 듣는 순간 우린 따뜻한 밥을 먹었다는 말을 할수가 없었다.
그렇게 침묵을 지키고 산을 내려와 오후3시쯤나 되어서야 점심을 먹게 되었는데 산을 올라갔던 우리는 차마 밥을 먹었다는 소리를 못하고
기다리던 친구들의 눈치를 보며 억지로 깨작거리며 밥을 먹자니 밑에서 기다리던 친구들은 허겁지겁 허기를 달래는 모습에 미안함을 더욱 전하지 못했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산행을 한 친구들이 너무 힘들고 허기져 밥을 못 먹는 줄 알았다고 한다.
우리 세 친구는 서로 힐끗 힐끗 눈치를 보며 점심밥을 먹는둥 마는둥 하고 민통선 통제시간에 맞추어 두루미 관찰을 나서기로 하고 민통선으로 향했다.
▲ 금학산의 얼음 꽃
금학산은 해발 947.3m에 이르는 철원의 대표적인 명산으로 학이 막 내려앉은 산형을 하고 있다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서기 901년 후삼국 때 궁예가 송악(개성)에서 철원으로 도읍을 옮길 당시 도선국사가 ‘궁전을 짓되 금학산을 진산으로 정하면 이 산의 정기를 받아
앞으로 나라를 300년 동안 통치할 것이요, 만일 금학산이 아닌 산으로 정하면 국운이 30년밖에 못 갈 것’이라고 예언했다고 한다.
그러나 궁예는 도선국사의 예언을 무시하고 고암산 (철원평야 북쪽)을 진산으로 정했다.
그 후 금학산의 수목들은 죽지 않았음에도 3년 동안 나무에 잎이 나지 않았고, 곰취는 써서 못 먹었다.
지금도 봄이면 지천으로 자라고 있는 금학산 곰취는 맛이 쓴 것으로 유명하다.
▲금학산에서 바라본 철원 평야
▲ 금학산 정상에서 철원 평야를 바라보며
▲금학산 정상에서 바라본 철원시내
▲철원평야 넘어 북녘땅이 보인다.( 김일성고지와 낙타봉)
▲ 금학산의 정상에서
▲ 추위를 피해 원시인이 되어버린 두친구 ㅎ~
▲추위와 허기에 지쳤지만 산을 내려간다는 설레임에 속도모르고 좋아하는 친구들.
▲ 재두루미의 비행
▲ 재두루미
▲ 재두루미의 비행
▲ 단정학의 비행
" 뚜~르르르르르 " 뚜 ~ 르르르르르르
울음소리에서 두루미라고도 불리우는 학은 재두루미, 흑두르미, 황두루미등 다수의 객체를 가지고 있다.
그중에 가장 으뜸은 머리 정수리에 붉은 빵모자를 쓴 듯 붉은 반점을 가지고 있는 단정학이다.
두루미는 항상 가족단위의 생활을 하는데 머리의 색깔이 엷은 황색을 지닌 녀석들이 새끼들이다.
▲ 북녘땅의 낙타봉
▲ 북녘땅의 김일성 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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