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그리지 못 한 풍경

체험학습[충장사를 찾아서] 본문

아이들과 함께

체험학습[충장사를 찾아서]

緣佑(연우) 2005. 9. 24. 22:56


 

==========================================================================================

 

언제부터인가 시작된 주 5일제 근무,

이제는 학생들에게도 가정체험학습이라 하여 단계적으로 주 5일제 수업을 도입할 예정이라고

얼마전 교육부가 발표 한적이 있다.

오늘은 아이들도 한달에 한번 가정체험학습이란 구실아래 쉬는 일명 놀토이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아이들의 체험학습을 위해 인근 행주산성을 찾았다.

 

그 기나긴 7년간의 전쟁 임진왜란

그 지루한 전쟁속의  한산도 대첩, 진주대첩과 더불어 또 하나의 대첩, 행주대첩이 있었던 곳.

이곳에 오니 아직도 임진왜란 당시,  의승군(義僧軍: 의병, 승려,관군]의 한 맺힌 함성과

권률장군의 기백이 들리는듯 했다.

 

1593년 2월 권률장군은 도성을 탈환하기 위해 진지를 이곳 행주산성으로 옮겨

의승군 1만여명으로 왜군 고니시,이시다,구로다,요시가와 등이 이끄는 3만여명의 왜군에

화차,수차석포,진천뢰,총통등을 쏘며 용맹히 맞서 싸웠던 곳 

화살이 떨어지자 돌맹이로 투석전을 하며 ,

아녀자들은 치마를 짧게 잘라 앞에 두르고 돌을 날랐고

관민, 남여 모두가 나라를 위해 혼신의 힘으로  결국 3만의 왜군을 물리치는 대승의 접전지....

아낙의 치마를 짧게 잘라 돌을 날랐다 하여  불리워진 행주치마,  행주산성........

 

이곳 행주산성은 호국영령의 넋이 서려 흐르는 한강도 푸르디 푸르고

하늘 밑 산성의 골짜기 골짜기엔

아직도 메아리치는 듯한 호국의 함성이 보인다.

 




 

 


아들은 이 호국의 땅,

행주산성의 한(恨)을 알기는 할까?

몸으로써 나라를 지켜야 했던 이들이 죽어간 그 영령들의 넋을.......

 

어차피 학습차 나온 나들이 길이라 처음부터  차근 차근 .....

얼마전 방영되었던 불멸의 이순신이란 드라마를 빗대며 설명 해주었습니다.

상우와 지우는 드라마를 끝까지 본 탓일까 제법 이해를 하는 것 같지만.

아직 내 성에 차지 않았습니다.

 


   행주대첩도를 보며 보고 들은 것을 이야기 해보지만

   어눌한 대답엔 제 마음도 답답합니다.

   아이들은 그져 임진왜란에는 이순신 장군이 혼자 나라를 지킨 것이라 생각하나 봅니다.

   이녀석들이 임진왜란을 이해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 할줄 압니다.

  


   행주대첩 기념관을 둘러보고 나오는 길 상우와 지우는 나란히 어깨동무 사진을 찍었습니다.

   한참을 설명하고 모르면 꿀밤도 쥐어박어 가며 분투했지만,

   아이들의 마음은 이미 다른 곳에 가있는듯 합니다.

   그냥 장난이나 치고 이리 뺀질 저리 뺀질 거립니다.

   하여 저도 나름대로 특단의 조치로 군기를 바짝 잡고 체험학습을 시작했습니다.

 


  [ 행주 대첩도 ]

   행주대첩도를 보며 그당시 어떻게 싸움을 했는지 ... 총통,수차포석,신기전,화차,등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현재 어떻게 발달되어 왔는지를 설명하고 그 모양을 일일이 지적하여

   아이들의 집중력을 이끌어 내는데 성공했습니다.

   아이들은 당시의 전쟁 상황이 처절하면서도 신기하다고 했습니다.

 


     [행주대첩도]

 


   [ 권률장군 동상 앞에서 지우 ]

   학교에 제출할 사진을 위해 증거사진도 찍어야 했습니다.

   주 5일제 수업이 본격적으로 도입되면 ...

   아마도 속깨나 끓이는 부모님들이 계실듯 합니다.


 


   

    산성의 중턱에는 충장사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충장사는 1970년 축조된 사당으로 권률장군의 영정을 모셔놓고 매년 3월 14일

    대첩제를 치르기도 합니다.

    충장사는 현의 휘호이고 영정은 장우석 화백이 그린 그림이라고 합니다.

    상우는 동생들을 이끌고 충장사에 모셔놓은 권률장군의 영정앞에

    향을 피우더니 묵념을 했습니다.

    영우는 멋도 모르고 덩달아 고개를 숙여 묵념을 했습니다.

    이를 지켜보는 나의 마음은 파르르 떨리는 전율을 감당하며

    가슴 벅찬 흐믓함을 느꼈습니다.

    과연 상우의 생각은 어떠했는지 몹시도 궁금했지만

    물어보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냥 머리를 쓰다듬으며 "잘 했다" 한마디에 상우는 미소를 띄울 뿐이였습니다.

 


  

   권률장군의 영정앞에 묵념을 하고 내려오는 영우

   굉장히 비장한 표정을 지워 보입니다. ^^*


  

    [ 충장사 앞에 선 지우와 상우 ]

 


   산성 정상으로 오르는 길 세 남매는 바위에 앉아 잠시 휴식을 취했습니다.

   영우는 아무래도 산성을 혼자 걸어 올라간다는 것이 다소 무리였던것 같습니다.


  휴식을 취하던 중 영우는 어디서 또 도토리 한개와 알밤을 주워왔습니다.

  고사리같은 손에 가을이 가득 담겨진듯 합니다.


 

  산성을 오르며 영우가 힘들어하자 상우는 꾀를 내어 가위,바위,보를 하여

  계단 오르기 놀이를 하였습니다.

  영우는 금새 힘들다고 한 것도 잊어버리고  신나하며 놀이를 했습니다. 


   산성을 오르는 길에 큼직한 송충이가 바닥에 떨어져 있었나 봅니다.

   상우가 영우에게 장난을 쳐 영우는 꽁무니가 빠져라

   내게로 달려 들었습니다.

 

 

 


  [ 산성을 오르다 잠시 취한 상우의 포즈, 좀 웃자는 말에 미소는 어색하기만 합니다.]


  산성 정상에 다다렀을 때 영우는 목이 탔던 모양입니다.

  음료수 캔 하나를 혼자 다 마셨습니다. 

 


   [ 정상에 올라 잠시 숨을 돌리며 땀을 식히고 있는 영우와 지우 ]

 


   [ 행주산성 정상 충의정 앞 벤치에서 지우와 상우 ]


 

   [ 저도 잠시 ^^* ]


 

   [ 충의정 앞 벤치에서 영우 ]

 


   가을날 부지런이 도토리 , 밤을 주워 나르던 다람쥐를 아이들이 본 모양입니다.

   영우는 다람쥐를 보고 열심히 뛰어갔지만 ...

   이미 다람쥐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어진 뒤라 영우는 매우 서운해 했습니다.

   한참을 다람쥐와 놀이를 해야 한다며 때를 쓰기도 했습니다.

 


 

   산성을 내려오는 길 지우와 상우는 가위, 바위, 보 놀이를 하고

 


 

   모처럼 만에 가족사진을 찍었습니다.

 

 


   산성을 내려오는 길

   한강 서쪽  붉게 타오르는 노을을 상우는 무엇을 생각하는지 한참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 생각이 맑고 밝은 좋은 생각이기를 간절히 바래봅니다.

 


  어느덧 해는 서쪽하늘을 붉게 물들이며 하루가 저물고 있었습니다.

  

  아비된 자의 마음으로 간절히 기도해봅니다.

  

  나의 아들이 진정으로 

  건강한 육체로 건강한 정신을 간직하고

  건강한 삶을  살아가기를 .................

 

'아이들과 함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빠의 크리스마스  (0) 2007.12.26
청아한 겨울  (0) 2007.12.09
제주여행3  (0) 2007.12.01
가을풍경  (0) 2007.01.15
내 인생의 껌딱지  (0) 2005.0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