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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이야기

여보게 친구

緣佑(연우) 2005. 9. 7. 21:03

이 보게,친구! / 서산대사
      살아 있는 게 무언가?
      숨 한번 들여 마시고 마신 숨 다시 뱉어내고...
      가졌다 버렸다 버렸다 가졌다.
      그게 바로 살아 있다는 증표 아니던가?
      그러다 어느 한 순간, 들여 마신 숨 내 뱉지 못하면
      그게 바로 죽는 것이지.
      어느 누가,
      그값을 내라고 하지 않는 공기 한 모금도
      가졌던 것 버릴 줄 모르면
      그게 곧 저승 가는것인 줄 뻔히 알면서
      어찌 그렇게 이것도 내 것 저것도 내 것,
      모두 다 내 것인 양 움켜 쥐려고만 하시는가?
      아무리 많이 가졌어도 저승가는 길에는
      티끌 하나도 못 가지고 가는 법이리니
      쓸 만큼 쓰고 남은 것은 버릴 줄도 아시게나.
      자네가 움켜쥔것 웬 만큼 되시거들랑,
      자네보다 더 아쉬운 사람에게
      자네 것 좀 나눠주시고 그들의 마음 밭에
      자네 추억 씨앗 뿌려 사람 사람 마음 속에
      향기로운 꽃 피우면 천국이 따로없다네,
      극락이 따로 없다네.
      생이란 한 조각 뜬 구름이 일어 남이요.
      죽음이란 한 조각 뜬 구름이 스러짐이라.
      뜬 구름 자체가 본래 실체가 없는 것이니.
      나고 죽고 오고 감이 역시 그와 같다네.
      천 가지 계획과 만 가지 생각이
      불타는 화로 위의 한 점 눈(雪)이로다.
      논갈이 소가 물위로 걸어가니
      대지와 허공이 갈라 지는구나.
      삶이란 한 조각 구름이 일어남이오.
      죽음이란 한 조각 구름이 스러짐이다.
      구름은 본시 실체가 없는 것,
      죽고 살고 오고 감이 모두 그와 같도다
          *************************************
              이글은 서산대사가 85세의 나이에 운명하기 직전 쓴
              이승에 남긴 마지막 글로.
              인간이 지켜야할 덕행과 이치를 가르치고 있다.
              욕심을 더하면 세상살이도 그 욕심만큼이나
              고통과 고뇌를 잉태하고 살아야 함을
              난 깨우치고 싶다
              인간이 죽음앞에 겸허해 질수만 있다면
              그 삶은 성공한 인생이라 할수 있을것 같다.
              난 죽음앞에 겸허해질수 있을지...
              서산대사는 이글을 남기고
              수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가부좌를 한체
              평온한 마음에서 입적한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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