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그리지 못 한 풍경
공산성에 가을 들다. 본문
가을 들어 가을 모습을 찾아 무작정 목적지를 정하고
길을 나섰던 여정이 었다.
토요일 오후 늦은 시간에 집을 나선 터라 늦은 오후 마곡사에 들려
산사의 풍경을 접하고 계룡산으로 향하는 길 공산성의 야경에
차를 세우고 야밤 공산성을 둘러보다 공산성 아래 모델에서
하룻밤을 묶기로 하였다.
숙소 예약을 하지 않아 몇 군데의 모텔을 돌아다녔으나, 숙소는 오래되어
낡았거나, 새로 지은 곳은 객실이 없었다.
하룻밤 묵고 새벽에 일어날 것인데 눈만 붙이자는 생각에 허름하고 낡은
숙소에서 오만원을 지불하고 하룻밤을 묵었다.
새벽에 눈을 떠 창을 열어보니 창밖은 희뿌연 미세 먼지가 가득한 잿빛 하늘이다.
그런 하늘을 바라보다 문득 귀찮음과 실망감이 교차되어 잠깐 더 누워있는다는 것이
오전 9시가 넘어서야 숙소를 빠져나와 간단히 국밥으로 허기를 달래고
공산성으로 향했다.
공산성으로 오를 무렵 매 정시마다 행해지는 수문장 교대식에 군졸들의
우렁찬 함성소리가 귓가를 맴돌고 있었다.
입구엔 구절초가 제철이라 성곽 아래서 화사한 인사를 전한다.
금서루로 들어가 산성길을 따라 걷는 가을 공산성길엔 이제 막 가을이 들어차고 있었다.
1300여년 전 한 나라의 국운을 짊어지고 항쟁의 결의를 다졌던 의자왕이
나당연합군에 치욕적인 항복을 했던 마지막 결전의 공산성.
금서루를 따라 산성을 걷는 동안 의자왕의 치욕의 절규가 들리는 듯 했다.
사비성을 버리고 2차 방어선을 구축했던 웅진성에서 믿었던 예식장군에게
포로가 되어 어쩔수 없이 항복을 하고 말았던 백제의 멸망기가 한이 되어 서려 있는 듯
산성의 깃발이 바람에 날리고 있었다 .
승자의 기록에 의해 수치수럽고 치욕스런 군왕으로 그려졌던 의자왕의 통곡이
성안 가득차 있었으나, 가을볕은 아랑곳 없이 꽃을 피우고 단풍을 드리고 있었다.
자신의 군왕을 포로로 잡아 당나라에 넘겨 나라를 멸망케하고
그 댓가로 당나라에서 대장군의 직위를 받아 얄미운 삶을 살았던
예식진이란 자의 비겁한 삶도 불편한 기억으로 나의 뇌리를 스치고 있었다.
그날.. 1300여년 전 660년 7월18일 의자왕의 통곡과 절규의 소리가
웅진성(공산성)에 슬픈 구절초로 피어나 가을을 반길뿐 흐르는 금강은 말이 없었다.
금서루에서 북쪽으로 돌아 남쪽에서 다시 금서루로 원점회귀를 하며 돌았던
공산성의 가을 풍경은 세월이 지난 지금도 그져 애처롭고 슬픈 풍경이다.
▲ 구절초
▲ 구절초
▲ 꽃향유
▲ 골등골나물
▲ 진남루
▲ 참느릅나무
▲금서루
▲ 산국
▲ 까실쑥부쟁이
▲까실쑥부쟁이
▲ 작살나무
▲ 산국
'역사문화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니콘과 함께하는 스튜디오 사진관 & 킨텍스 마크리부 사진전 (0) | 2013.02.28 |
---|---|
완주 답사여행 (0) | 2012.07.26 |
서울에 공룡이 나타났다 [ 서대문 자연사 박물관을 찾아서] (0) | 2012.05.06 |
담양 관방제림에서 (0) | 2012.05.03 |
경주 남산 답사 (0) | 2012.05.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