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그리지 못 한 풍경

삼악산의 가을운해 【춘천시 삼악산】 본문

여행..그 뒤안길

삼악산의 가을운해 【춘천시 삼악산】

緣佑(연우) 2017. 10. 31. 13:52



"삼악산의 가을 운해"


■ 2017년 10월 28일

■ 등선폭포 입구 >금강굴>옥녀탕>신흥사>용화봉
삼악산 전망대>상원사>의암호 매표소

"잊혀진 계절"
누군가에겐 잊혀진 계절이되고
누군가에겐 잊지못 할 시월의 마지막 밤이 되는
그래서 누구든 간에 별일없이 특별한 날이
되어버린 "시월의 마지막 밤!"

우리들에게 시월의 마지막 밤은
이제 잊혀지지 않는 그런 밤이 되어버렸다.
특별함이 없이도 특별한 그런 날.

시월의 마지막 밤은 이제 전설처럼
가을의 대명사가 되어 버린지 오래다.

오늘 한번쯤은 귀담아 들었을 잊혀진 계절
그 노랫 말처럼 가을은 이렇고 그렇게
우리에게서 또 잊혀진 계절이 되어가고 있다.




새벽산행을 잡아놓고 일찍 잠을 청했던 잠자리는
업치락 뒷치락 잠을 이루지 못하고 결국은
뜬눈으로 새벽길을 나서 삼악산 등선폭포 주차장에
도착한 시간은 5시 20분 경이었다.

서둘러 배낭을 고쳐메고 헤드렌턴에 불을 지피니
어둠 속 안개가 자옥한 새벽 인기척 하나 없는
산 숲을 향해 홀연한 발 걸음을 옮긴다.



하늘을 찌를 듯 기암이 솟은 금강굴에 이르러
옅은 안개사이로 좁다란 하늘이 보이고
새벽하늘 샛별이 초롱한 가을날 새벽공기를
가르고 적막을 깨우는 낙엽지는 소리가
"사르르 사르르" "바스락 바스락"
깊은 잠에서 깨어나듯 산하를 깨운다.

이따금 산 모퉁이를 돌아치는 바람에게선
도끼 날처럼 싸늘한 바람이 일고
바람결에 쓸려가는 낙엽의 몸부림속에
가을이 아우성 친다.



어두움을 헤집는 홀연한 발자국 소리에도
"바스락 바스락" 가을의 아침이 깨어나고
이내 낙엽을 떨궈낸 앙상한 나목 사이 별빛이
들어 운해를 못보겠다 싶은 심정으로
정상을 향했다.

333계단을 지나고 돌무지를 지나 삼악산성지에
이르러도 하늘 빛은 잿빛이고 이는 바람에
을씨년스럽게 낙엽지는 소리만 요란했다.

하지만 용화봉에 이르러
산 아래 발밑에서 거친파도가 일렁이듯
운해가 일렁인다.

산 아래 풍경을 모두 움켜줜 운해의 장엄함속
아침 햇살이 일어나고 거센 바람이 일때면
운해는 파도가 일 듯 일렁이고 있었다.



장관이다.
자연의 웅장함에 숙연하여
말을 잃어버린 아침이다.

능선을 따라 이는 바람소리..
호탕하게 울어 짖는 까마귀들이 분주한 아침 !
삼악산 운해는 의암호의 풍경도
춘천시의 도시 풍경도 모두 감춰 버렸지만

아침 햇살..
아침 바람에 춤을 추는 삼악산의 가을 운해는
발목을 잡고 놔 줄 생각이 없다.

한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위해
봄부터 울었던 소쩍새는 없어도
간밤 무서리에 노오란 꽃잎이 피어난
미당선생의 국화꽃 향연도.

이처럼 간밤을 지새우고
숫한 날 새벽 길을 나서는
이 미친 놈의 가을보다 고연일까?

난 한참을 삼악산 전망대에 머물러
그 가을의 향연.. 그 경이로움에
발길을 옮길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