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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야생화

홀아비바람꽃

緣佑(연우) 2017. 4. 18. 18:13

 

 

 

■ 홀아비 바람꽃

 

얼레지를 찾아 운길산 자락 세정사 계곡을 찾았다가

무리지어 피어난 홀아비 바람꽃을 만났다 .

얼어붙은 계곡의 얼음이 채 녹기도 전이다

따스한 햇살과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이 계곡을 타고 올라 너도 바람꽃을 피우고

연 이어 꿩의 바람꽃  만주 바람꽃이 피는가 싶었는데 앞서 핀 바람꽃들이

씨방을 맺을 즈음 홀아비 바람꽃이 피었다 .

 

산아래 얼레지는 이미 피고 진 상태이고 중턱에나 올라야

이제 막 끝을 맺는 얼레지도 발견하였다.

홀아비 바람꽃 이 꽃은 "조선 은련화"란 근사한 이름을 가지고 있음에도

홀아비냄새 쾌쾌한, 하필이면 홀아비 바람꽃일까.?

 

설화에 의하면 고려 충선왕때 김해지방에 김태은이란 청년이 살았다

이 청년는 성실하고 과거에도 급제하여 이웃집에 사는 이씨 부인을

얻어 장가들어 알콩달콩 살았는데 신혼의 재미가 익어갈 3년뒤

부인이 지병으로 죽음에 이르러 청년에게 유언을 남기는데

새장가 들때까지 자신이 입던 흰색무명저고리를 품고 자다

새로 장가들면 그 옷을 양지바른곳에 묻어달라는 유언이었다.

 

그렇게 홀아비로 생활하던 김태은이란 자를 이웃집 처자가 사모하게 되고

차마 부인에 대한 그리움때문에 장가를 들지 못했던 김태은에게

이웃사람들이 중매를 하여 새장가 들었고 아내의 유언에 따라

흰무명 저고리를 양지바른 곳에 묻었는데 이듬해에 피어난 꽃이

바로 "홀아비 바람꽃"이다

 

이 설화의 내용대로라면 아랫지방에서도 이꽃이 피어야 하는데

문제는 아랫지방 남쪽에는 이꽃이 피지 않는다 .

중부 내륙을 거쳐 북쪽에 피는 한국의 특산종인것이다.

바람꽃의 종류는 13가지가 되지만 대상화라는 중국 바람꽃을 제외한

나머지 종류는 모두 바람꽃이란 이름을 지니고 있다.

바람꽃,나도 바람꽃, 너도 바람꽃, 변산 바람꽃,풍도바람꽃,홀아비 바람꽃,

만주 바람꽃,들바람꽃, 쌍둥이바람꽃,가래바람꽃,숲바람꽃,회리바람꽃,

이중에 가장 늦게 피는 꽃이 바람꽃이다.

 

이른 봄이면 봄의 전령사처럼 언 땅을 헤집고 피어나는

작디작고 어리디 여린 모습으로 엄동설한에도 굴하지 않고 피는 꽃

때문에 바람꽃에 모두들 그 아우성을 치는 지도 모른다 .

 

홀아비 바람꽃은 독성이 있어 나물로 먹지는 못한다.

8월에 결실을 맺으며 씨앗을 받아 바로 파종하거나

이듬해 2월에 파종하면 바람꽃을 기를 수 있다고 한다 .

 

 

 

 

 

 

 

 

 

 

 

 

 

 

 

 

 

 

 

 

 

 

 

 

 

 

 

 

 

 

 

 

▲ 쌍둥이 바람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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