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그 뒤안길

가을로 가는 길 【 마곡사에서 】

緣佑(연우) 2018. 10. 26. 22:39



【 가을 마곡사 】

"춘마곡" "추갑사"

마곡사는 봄에 으뜸이오
갑사는 가을에 으뜸이라는 뜻에서
생겨난 말이다.

을씨년스럽게 깊어가는 가을날
"바스락" "바스락" 낙엽 밟는 소리도 그립고
삭풍에 떨어지는 추풍낙엽의 풍경이
눈에 밟혀 갑사로 향하는 해름녘 마곡사에 들렸다.




이미 산중에는 어두움이 내려졌고,
하루종일 소란했을 경내는 내려진 어두움속으로
행인들이 하나,둘 사라져 고요한데 스님의 불경소리와
목탁소리가 공허한 산중에 울려 퍼져
경내는 업숙한 고요가 흘렸다.





마곡천을 따라 가을도 깊어 이따금 바람이
불어차면 불경소리가 적막을 깨우고
휭한 바람에 낙엽이 절집 앞마당을 뛰놀다
사라지곤 하는 산중 절간의 가을밤 풍경은
고독했고 외로웠으며 이내 겨울이 다가 선 듯
차디 찬 기운이 옷자락을 잡는다.




어느덧,하늘에 달빛이 들어차고
응진전 옆 두칸남짓 백범당에도 싸늘히 내려진
달빛과 함께 가을이 들어찼다.

한시대의 아픔을 가슴에 품고 평생을 살았던 외롭고
고독한 한 사나이의 마음을 전하려 함인가.





백범당은 백범 김구선생께서 일본군 장교를 살해하고
이곳에 숨어 은신하며 조국의 앞날을 걱정했던 곳이다.

긴장과 초조함에 서성거렸을 선생의 마음이 싸늘히 내려진 빛줄기에 타고
차디찬 가을하늘 달빛에 담겨 경내에 가득했다.
난 한참을 백범당을 서성이며 가을을 바라보았다




자장율사가 통도사, 월정사와 함께 창건했다는
천년의 고찰 마곡사엔 태화산 자락에서
밀려든 가을이 내 마음을 훔쳐 가을밤을 흠씬 적셔놓았다.





어둑해진 마곡천을 따라 산사를 빠져나오는 동안도
못내 알 수 없는 아쉬움이 언습하고 있었다.
극락교 건너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들여 놓았던
경내의 풍경이 갑사로 향하는 밤 내내 아른 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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