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길만 걸으세요 【 철원여행 : 코스모스십리길 】
적막의 포로가 되는 것
궁금한 게 없이 게을러지는 것
아무 이유 없이 걷는 것
햇볕이 슬어놓은 나락 냄새 맡는 것
마른풀처럼 더 이상 뻗지 않는 것
가끔 소낙비 흠씬 맞는 것
혼자 우는 것
울다가 잠자리처럼 임종하는 것
초록을 그리워하지 않는 것
안도현의 - 가을의 소원 中 -
아무런 이유없이 걷는 것 .... 햇볕이 슬어놓은 나락 냄새 맡는 것 ....'
이른 새벽 철원으로 향한 이유 중 가장 큰 이유였다.
가을로 향하는 길목에서 아무런 이유없이 걷는것 ..
그리고 추수가 끝이 난 들녘에서 햇살에 익어버린 나락냄새를 들이키는 것
그래서 그 가을 향이 가슴속까지 흠씬 적셔내는 시간을 갖는 것
내가 새벽길을 달려 철원으로 향한 이유였다.
황냥한 들녘에서 그리운 이를 그리워하다 눈이 짓무르도록 눈물을 흘려도
좋을 그 가을들녘에서 바람결에 실려오는 그대의 목소리를 들어야 할 것 같았다.
가을은 홀연이 깊어가고 어느새 추수가 끝나버린 들녘에 나락냄새 대신
볏짚이 햇살에 타들어가는 냄새가 진동했다.
이미 추수가 끝나버린 들녘.. 그곳에도 그리운 그대 흔적을 찾을 길은 없었다.
고성정으로 향하는 길목에 가을의 전령 코스모스가 여린 그리움을 피워
가을 햇살 아래 출렁이며 나날이 변해가는 계절을 아쉬워 했다.
코스모스 향기에 스치우는 그대 속삭임도 잊어야 할 가을이기에
사람들은 가을로 향하는 걸음으로 부산하다.
이제 사람들은 그렇게 떠나가는 가을을 그리워 울다 겨울을 맞이 할 것이다.
가을은 또 그렇게 생채기를 남기고 떠나 갈 것이니 말이다.
【 철월 코스모스 십리길 】
가을이 들면 어김없이 생각나는 단어들...
바람....
낙엽..
쓸쓸함.. .
외로움...
가을은 그렇게 고엽의 생채기와 같다.
그러나 ..
바람에 일렁이는 코스모스 핀 언덕에 이르러 바라보는 풍경은
어찌할지 모르는 감성을 안겨준다.
여린 소녀의 몸짓과 같고 화사하면서도 소박한 그 맵시가
바람에 춤사위를 보일라 치면 마음은 "상량"스럽기만 하다.
코스모스 십리길을 걸으며 풍경은 담는 시간은 제법 많은 시간이 걸렸다.
두시간 남짓을 걷다 쉬다를 반복하며 가을속에 담겨져 있다
빠져나온 느낌은 딱 가을 스럽기만 하다.
걷다가 만나는 소나무 숲,
은사시 나무에 매어놓은 그네에 몸을 싣고
까닥까닥 느껴보는 가을바람
아직 핑크뮬리는 개화를 하지 않았다 .
그리도 초록 융단을 깔아 놓은 듯 은사시나무 아래 한 층 돋보이는 모습니다.
이왕이면 핑크뮬리가 피었더라면 하는 기대감이 상실감으로 빠져들기는 하지만
가을 햇살아래 익어가는 가을 모습은 상실감을 치료하기에 딱이다.
문득 가을이 오듯 여행은 문득 그렇게 떠나는 일이다.
궂이 목적지를 정하지 않아도 될 가을날의 풍경
한탄강의 기운이 넘쳐 흐르고 들녘엔 겨울의 품속으로 향하는 철원 땅으로 가면
어쩌면 좀더 빠른 계절을 흐름을 맛 볼 수 있을 지 모른다.
어딘가 내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꽃처럼 웃고 있는
너 한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번 눈부신 아침이 되고
어딘가 네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풀잎처럼 숨쉬고 있는
나 한 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번 고요한 저녁이 온다
가을이다, 부디 아프지 마라
<나태주, 멀리서 빈다>
▲ 고석바위
고석정을 신라 신평왕 시대 한탄중 중류에 건립된 정자의 이름이다 .
고석바위는 명종때 의적 임꺽정이 은거하였다는 동굴이 있고
한국전쟁으로 소실 된것을 1971년 새로 건립하였다 .
고석정이란 이름은 고석바위와 고석정을 통칭해 사람들은 고석정이라 부른다.
▲ 한탄강 협곡 절벽위에 위치한 정자가 고석정이다.
▲ 한탄강의 조사꾼
▲직탕폭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