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그 뒤안길

대관령 옛길에서 가을을 찾다

緣佑(연우) 2017. 10. 28. 00:57



【대관령 옛길에서 가을을 찾다.】

굽이굽이 아흔아홉 구비, 대관령
영동지방으로 통하는 큰 고개라는 뜻의 대관령....

옛날 과거길에 오른 선비가 곶감 한접(100개)을
짊어지고 대관령을 오르며 한 구비를 넘을때 마다
곶감 하나씩을 빼먹었다.

선비가 대관령 정상에 이르러 곶감을 세어보니
곶감자루에 달랑 한개만 남아 있었다.
그 후로 아흔아홉구비라는 말이 전해진다는
설화가 전해지기도 한다.

백두대간엔 크고 작은 고개가 있다.
조선 중기의 학자 이중환은 자신의 견문록 '택리지'에서
그 백두대간의 고개 중 가장 아름다운 고개는
한계령(오색령)이 가장 아름답고 대관령은
그 골이 깊어 6일 동안 걸었으며 "나흘간 해를
볼 수 없는 노정"이라 했다.

그만큼 대관령 옛길은 선인들에게
결코 녹록치않은 여정이었던 것이다.

옛날 그 선조들이 거닐었던 대관령 옛길에도
가을이 깊었다.




대관령 옛길 도보는 대관령 마루
(구) 영동고속도로의 대관령 휴게소에서
시작하였다.

선자령으로 향하다 삼거리 분기점에서
반정으로 내려가야 한다.

반정에 이르면 강릉시내가 한눈에 들어오고
푸른 바다가 넘실거리는 동해가 눈부시게
들어 찬다 .

반정을 지나 주막길을 향해 내려가면
대관령 박물관이 나오고 나의 도보 답사는
이곳에서 끝을 냈다.

대관령 옛길의 숲에 겨울 월동준비에
분주한 다람쥐들이 여기 저기
먹이를 찾아 모으느라 정신이 없다 .




도토리를 순식간에 각껍질을 까내고
몇 개를 볼테기 찜을 하며 한입에 물고
어디론가 쏜살같이 다름질을 친다 .

대관령 마루엔 이미 겨울이 들었고
강릉 방향으로 내려 가서야
울긋불긋 단풍이 보인다 .

이미 앙상한 나뭇가지를 드러내고
겨울 채비를 마친 산마루 풍경은
금새라고 눈발이 날릴 듯 을씨년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