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국립공원

설악산에 가을들다. 【설악산국립공원】

緣佑(연우) 2017. 10. 20. 07:30



 【 설악산에 가을 들다. 】



한계령 >한계령 갈림길 >서북능선>끝청봉

중청봉>대청봉 >희운각대피소>천불동계곡
비선대> 켄싱턴호텔주차장


가을이 가장 먼저 내려와 앉는다는 설악산에
가을이 들었다하여 밤길을 달려 한계령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3시가 다되어 갈 무렵이었다.

3시에 차량을 회수해 날머리인 캐싱턴 호텔
주차장에 주차를 해놓겠다던 대리기사는
3시를 넘겨 15분이나 늦게 차량을 회수해 갔다

덕분에 다소 늦은 3시 30분경 한계령을 들머리로
가을 설악의 진풍경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한계령에서 삼거리로 이어지는 길목엔 인산인해를
이루어 등산객이 끝임없이 밀려들었다 .
관광버스에서 내린 많은 산악회 사람들은
물밀 듯 몰려와 구령을 맞추고 장비를 챙겨
산에 오르기 시작했다.

때문에 초입부터 한걸음 뛰고 쉬고
한계단 오르고 쉬고 좀처럼 앞으로 진행 할 수 없이
앞 사람 엉덩이만 바라봐야 하는 정체가
일어나며 능선길에 끝도 보이지 않는
헤드렌턴 불빛이 칠흑같은 산속에 궤도를
그리고 있었다.



오르막 길 10분도 오르지 못해
계단을 막고 숨을 고르는 사람들
중간 산행을 포기하고 내려오는 사람들 .
가을 설악을 보기 위해 막연히 산악회를
쫒아온 사람들이 분명해 보였다.

때문에 한계령에서 한계령 삼거리까지
3시간이 지나서야 도착 할 수 있었다.
덕분에 설악의 가을 일출은 앙상한
나무가지 사이로 들이치는 빛줄기로
대신해야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서북능선
바람이 겨울을 품었다
매서운 북서풍에 가을은 밀려나고
심술궂은 겨울이 양껏 심술을 부린다.
살얼음이 얼고 잎새를 떨군 나목이
험난한 겨울준비에 분주한 설악이다 .

기대했던 운해도 심술맞은 북서풍이
몰아내 대간넘어 한계령 서쪽 인재로 피신한
운해를 바라보며 아쉬운 마음에
발걸움을 멈춰 서성이었다.



이미 화려했던 나뭇잎을 떨궈낸
사스레나무의 앙상한 가지는 하얀 수피를
들어내고 먼발치로 밀려나버린 메마른 영혼
가을에게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있었다.

공기중 습기가 많아 동해에 반사된 빛이
하늘로 올라와 푸른빛에 둔탁한 색감을
더하고 물기를 머금은 계곡은
파란 물감을 풀어 놓은 듯 빛에 반사되고 있었다.

때문에 서북 능선을 따라
대청봉에 이르는 아침 빛은
심술맞은 북서풍 만큼이나 얄미롭기 그지 없었다.




대청봉에서 밀려난 가을을
희운 대피소에 이르러 만날 수 있었다.
매서운 북서풍 겨울을 피해 천불동 계곡으로
숨은 가을은 작은 빛줄기에도
달달하고 곱디 곱게 단풍을 드리웠다

기암절벽의 협곡을 따라 걷는 길
늦은 오후 빛에 그림자가 드리워진 시간도
잊은 채 두리번 두리번 하산을 서둘러
캐싱턴 호텔 주차장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5시 40분 이었다.
많은 인파로 한계령에서 설악동까지
산행 시간은 생각보다 더 걸렸지만

늦으면 놓칠세라 다녀온 설악산 산행길
설악에는 겨울과 가을이 공존하고 있었다.
이제 곧 눈이 나리고 설악에도
하얀 눈발이 겨우내 쌓일 것이다.

이 화려한 가을을 뒤로하고
발길을 돌리는 설악의 품속이
이내 다시 그리워 지면

아이젠 고쳐 싣고 입김 불어가며
다시 찾아 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