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화원 곰배령의 겨울을 찾아서
▲ 곰배령정상에서 내려다 보이는 한계령
천상의 화원 곰배령
TV의 한 다큐프로에서 '곰배령의 사람들'이란 방송을 접하고는 막연하게 곰배령의 삶을 동경하고 있었다.
녹록치 않은 삶이지만 그들의 마음속에 자리한 왠지도 모를 평온함을 느꼈던것은 곰배령이 가져다 주는 선물이라는 생각에
그 오지마을의 겨울을 보고 싶었다.
친구들과 곰배령의 겨울을 보러가자 하니 식구들도 따라 나선다고 한다.
그리하여 총 25명을 이끌고 곰배령으로 향하는 아침은 눈발이 심심치 않게 내렸다.
진동마을에 펜션을 잡아놓고 곰배령의 입산신고도 마쳤다.
매서운 한파가 연일 한바도를 강타하고 폭설이 내렸다는 소식이 사흘이 멀다고 전해지던날 우리는 그렇게 곰배령으로 향했다.
어떤 친구들의 토요일 업무를 마치고 밤 12시가 되어서야 진동마을에 도착했다.
진동마을 입구에서부터는 눈이 쌓여 승용차의 통행이 불가능했고 4륜구동의 짚차들도 눈구덩이에 빠지고 나면 대책이 서질 않았다.
진동마을엔 햇살이 화창한 날에도 눈발이 날려 들었다.
백두대간에 쌓였던 눈들이 강한 겨울바람을 타고 진동마을의 골짜기로 날려들어 쌓인눈은 어느새 무릅까지 차 오른다.
그래서 그 옛날 진동마을 입구를 설피마을이라 칭하게 되었는지도 모르는 일이다.
매서운 한파에 맥주를 눈속에 묻어두면 얼마되지 않아서 얼음덩이가 되었다.
토요일 그 추위를 상대하며 쌓가지고 온 삼겹살을 굽고 상추쌈에 맥주 한잔을 하는 동안 한 친구는
"도져히 추워서 밥을 먹을수 없다" 하며 먹는둥 마는둥 그렇게 방안으로 들어가 버린다.
요란 스러울것 같았던 토요일 밤은 몇잔의 맥주잔을 기울이고 그렇게 수다를 떨다 잠이 들었다.
아침 헝크러진 머리에 간신히 물칠을 하고 대충대충 세면을 마치고 나니 여자분들이 준비한 맛난 해장국과 진수성찬이 기다린다.
맛난 아침식사로 쓰린 속을 달래고 퇴실준비를 끝내 곰배령으로 향했다.
곰배령은 '곰이 배를 하늘로 향해 누운 형상'을 하고 있다고 하여 곰배령이라 부른다는 한다
이름부터가 재미나다 곰배령은 점봉산과 가칠산의 중간에 위치한 높지도 낮지도 않은 고개마루다.
봄이면 약 2만여종의 야생화와 희귀식물이 자생하는 생태보존 지역으로 1982년 유네스코 천연림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하루 200여명의 입장만 허락한다.
그래서 사전 입산허가를 받지않고는 들어갈수 없는 곳이다.
하얀눈이 겨우내 소복소복 쌓여 설국의 진풍경을 만들어 주는 곳 곰배령의 겨울은 화려한 꽃대신 하얀 눈꽃이 우리를 맞이했다.
생태관리 센터에서 강선마을까지 약 2KM 올라가면 제2 감시초소가 나오는데 이곳에서 곰배령까지 약 3.7KM의 거리라고 하니
왕복 11.4KM의 트레킹 코스다 산세가 그리 험하지 않아서 둘레길을 걷듯 가벼운 마음으로 오손도손 이야기를 하며 오르다 보면
어느새 곰배령에 다닿른다.
겨울의 곰배령은 화장을 하지 않은 듯 여름 풍경에 비교해 수수하지만 나무가지마다 피어오른 눈꽃이 여행자의 마음을 달래준다.
곰배령에 입산하기 위해서는 생태관리센터에서 사전 입산허가 절차를 마친사람만이 신분증을 제시하면
출입증을 내어준다. 아이들은 신분확인이 필요없고 입산신고만 마치면 된다.
곰배령 생태관리센터 : 033- 463- 8166
인터넷 예약 : http://www.forest.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