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국립공원

소매물도에서

緣佑(연우) 2011. 12. 21. 14:32

김 교수님과 김대표의 재미난 입담에 배꼽이 빠져라 웃으며 캔맥주 하나로 긴 겨울밤을 위로하다 잠자리에 든 낯선 여행길의 밤은 길었다.

말똥 말똥...  업치락 뒤치락...

드르렁.. .드르렁.. 합주곡을 스트레오로 들으며 새벽역 눈을 떴다.

김대표는 잠도 없었다. 잠시 코를 고는듯 했는데 눈을 감았다 뜨니 씻는 소리가 났다.

김대표의 씻는 소리에 잠에서 깨어났다. "어디 가려구요?"  " 산책이나 다녀올려구 합니다." 김대표는 물음에 간단한 답을 하고  숙소를 빠져 나갔다.

시계는 5시를 조금 넘기고 있었다.

습관처럼 담배 한개피 물고 발코니로 나섰다. 아침 일출이 장관이라는 발코니에 서니 먼 바다에 보라빛 새벽으로 여명이 밝아오고 있었다.

씻으려 어두운 방을 더듬 더듬 세면도구를 챙기려는데 누군가 벌써 씻는 소리가 난다. "엉 ? 누구지 ?" 정우 자리를 보니 정우가 먼저 들어가 씻고 있었다.

그렇게 차례로 씻고 8시 30분 소매물도로 들어가는 배를 타기위해 숙소를 빠져나왔다.

보라빛 새벽 어두움을 가르며 굽은 도로를 달려 저구항에 도착했다.

거제 노자산 고개를 넘어 학동 삼거리를  지나 달리자니 먼 바다에서 불덩이가 솟아 올랐다. 마치 활활 타오르는 숫덩이처럼 붉은 태양이 먹구름을 파헤치고

수줍은듯 빼꼼이 세상구경에 나선다.

저구항에 도착하니 아직 매표소는 문도 열지 않았고, 아침 민생고를 해결하기 위해 주변 식당을 두리번 거리다 한 식당을 발견하곤 반가운 발걸음을 옮겼다.

식당에 들어서 " 난 해장국!" "난 육계장 !" 주문에 들어갔는데 정우는 거제에 오면 멍게 비빔밥이 최고라며 어제 먹었던 멍게 비빔밥을 주문했다.

그러자 식당 아주머니는 " 아침부터 무슨 멍게비빔밥이냐" 며 타박하듯 멍게 비빔밥 빼고 다된다 하신다.

아침부터 멍게비빔밥을 달라 했다가 오히려 식당 아주머니에게 혼이 난 샘이 되고 말았다.

배 시간이 되어 부두로 나가니 당초에 타고가는 줄 알았던 배는 인원이 부족해 타지 못하고 유람선같은 작은 배에 올랐다.

 

 

 

위 사진의 배를 타고 가는줄 알았는데 우리가 타고갈 배는 작아서 방파제 뒤편에 숨어 보이지도 않았던 것이다.

그래도 쪽빛 바다위를 나서는 설레임이 제법 솔솔했다.

배가 출발한다고 해서 뒤 따라오던 정우가 한참을 뛰어 배에 탔다. 하지만 배는 그 후로도 출발 예정시간보다 몇십분이 지체되어서야 인원을 채워 출항했다.

 

 

 

거제의 저구항을 떠나 바다로 나서니 옹기 종기 깍아 놓은듯 바다를 깔고 앉은 섬들이 풍경화처럼 해무와 어울어지고

푸른 바다를 가르고 달리는 배를 갈매기가 배웅이라도 나서듯 뒤를 따른다.

그렇게  40여분 바다위를 달려 소매물도에 도착했다.

소매물도로 향하는 뱃길에서 만나는 바다의 풍경도 빼놓을수 없이 여행의 맛을 더해 주었다.

이른 아침 바다낚시 출조에 나선 강태공들의 배가 무리를 짓고 그림처럼 바다위를 떠다니는듯 한 작은 섬들의 풍경에 눈길을 땔수가 없었다.

 

 

 

 

 

 

 

 

 

 

 

저구항에서 출발한 배는 매물도를 거쳐 소매물도로 향한다.

매물도의 작은 항구와 작은 어촌마을이 한가로운 남해의 여유로움 간직하고 고기잡이 어선들은 출어에 바쁜 몸 놀림으로 바다 위를 달린다.

 

 

 

 

 

[매물도 포구와 작은 어촌마을 ]

 

 

소매물도에 도착 등대섬으로 향하는 길은 포구에서 산 능선까지 가파른 언덕을 넘어야 했다.

등대섬은 소매물도 남쪽 끝자락에 위치한 작은 섬으로 민가는 없고 외로운 등대가 바다 위 선박들의 길잡이를 하는 섬이다.

이곳 등대의 불빛은 46km 해상에서도 볼수 있다고 한다

소매물도로 들어가는 방법은  두개의 항로로 들어갈수 있다.

통영 여객터미널에서 출발하는 항로와 거제 저구항에서 출발하는 방법으로, 통영에서 출발하는 배의 운임은 14,300(편도기준)원으로 소요시간은 1시간30분정도이고,

거제 저구항에서 출발하는 배의 운임은 10,000원(편도기준)으로 소요시간은 40분 정도가 소요된다.

 

 

김교수님과 김대표는 어제밤 배꼽을 빼놓던 이야기가 아직도 끝나지 않은 모양이다.

두분이 도란 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소매물도의 능선을 넘었다.

 

 

 

 

 

 

 

 

 

 

 

 

 

소매물도에서 등대섬을 진입하기 위해선 바닷길을 이용하여야 한다.

바다는 하루에 2번 4시간 정도 길을 내주었다가 밀물때가 되면 바닷길을 닫는다.

물때의 시기에 따라 바닷길이 열리는 주기가 다르니 이곳으로 가기 위해선 물때를 잘 챙겨보아야 한다.

 

 

 

 

 

 

 

 

 

 

 

 

 

 

 

 

 

 

 

 

 

 

 

 

 

 

 

매물도란 이름은 섬의 모양이 메밀처럼 생겼다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옛날 이름은 해금도라 했다.

 대매물도과 소 매물도로 나누어 지고 소매물도는 이어지는 등대섬을 포함한다.

통영 8경중 하나인 이곳은 동백과. 보리밥나무, 돈나무등의 60여 자생식물이 서식하고 있고 옛날 진나라때 서복이 불로초를 구하러 우리나라에

왔다가 소매물도의 아름다움에 반해 섬에 머물면서 글씽이 굴안에 서불과차((徐市過此:서복이 이곳을 지나갔다는 뜻 )라는 글을 새겨 놓았다.

해안을 따라 기암괴석이 절벽을 이루고 오랜 세월을 보듬고 갈라지고 쪼개지며 다듬어진 암석의 경관이 절경을 만들어 낸 소매물도의

기묘한 조화에 돌아나서는 길 고개를 돌려 뒤를 돌아보며 몇번을 멈칫 멈칫 아쉬운 고별을 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