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주전골 설경 탐방기
44번 국도를 타고 양양에서 한계령을 넘다보면 오색리 마을이 나타난다.
그곳에는 우리에게 너무 친숙한 오색약수터가 자리하고 있다.
조선 중기 1500년 무렵 발견된 오색약수터는 기반암에서 용출되어
철분을 비롯한 15가지의 미네랄이 함유되어 빈혈,당뇨,위장병에 효험이 있다고 알려지면서
전국각지의 사람들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문화재청은 2010년 홍천군 내면의 삼봉약수,인제군
상남면 미산리 개인약수와 오색약수 모두 3곳을 천년 기념물로 지정하였다.
오색 약수터앞 아치형 다리를 건너니 계곡을 타고 내려온
바람이 쌓인 눈을 쓸어 눈보라를 만들며 달려든다.
이곳에서부터 주전골의 탐방이 시작되는 곳이다.
주전골은 조선 중기 관찰사가 오색령을 넘다
이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할 때 쯤 어디선가 들려오는 쇠붙이 두드리는 소리를 수상히 여겨
살펴보니 스님복장을 한 여러명의 도적떼가 바위 동굴안에서
놋쇠를 녹여 사전(위폐)인 엽전을 만들고 있었다.
이후 관찰사는 주조터 폐쇄하고 절까지 태워버렸다는 이야기에서
이곳을 사람들은 주전골이라 하였다고 한다.
그후 오랜 세월이 흐른 2006년 수해로 계곡이 깍이고 파였는데
이곳에서 마을 주민이 상평통보를 비롯한 대량의 엽전을 발견해
전설이 사실로 입증되는듯 했으나, 그 상태가 너무 깨끗해 몇백년 주전골에서
만들어진 위폐인지는 진위여부가 밝혀지지 않았다.
또 다른 설은 주전골을 올라 용소폭포에 다다를때쯤이면 탑을 쌓아놓은듯한
돌 두더기가 발견되는데 그 모양이 엽전을 쌓아놓은 듯해서 주전골이라 했다는데
돌탑의 모양이 엽전 생김새와는 거리가 멀어 설득력을 잃는다.
마을 입구에 들어설 때 뚝심많은 촌놈처럼 생긴 눈사람이 텃새를 하듯 자릴 틀고 앉았는데
그 표정이 무뚝뚝하고 치켜세운 눈섭이 마치 시비를 걸어오는듯 익살스런 표정이다.
몇해 전 이곳이 큰 비로 피해를 입어 초토화가 되었던 해가 있었는데
그해가 2006년도이라고 하니 아마도 2007년 1월에 아이들과 함께 수해로
엉망이 되어버린 이곳 주전골을 오지 탐험하듯 왕복한적이 있었던 기억이 있다.
지금의 모습은 그때 이후 새롭게 복원하여 개방한것으로 보인다.
주전골 초입 성복사라는 절을 돌아서면 깍아 놓은듯 혹은 부러 쌓아 놓은듯 한
기암괴석과 암벽의 풍경에 눈이 휘 동그레 진다.
이 때부터 주전골의 풍경이 시작되는데 산으로 오르면 오를 수록 수려하고
아름다운 산새가 깊은 맛은 더해준다.
절벽 끝에 몇 십년,, 아니 백년을 넘나드는 세월을 버티며 살아남은
푸르른 소나무는 천상(天上) 정원의 얼굴마담 역활을 톡톡히 해가며
이따금 계곡을 넘어서는 겨울바람에 머리를 털듯
쌓인 눈을 털어내며 휘파람을 불때면 계곡 안이 쩡쩡하다.
그 찬란했던 가을날을 모두 떨구어 '사각 사각'이던 낙엽 쌓인 길을 덮어버린
눈 길은 '뽀드득 뽀드득' 발끝에서 온 몸으로 겨울 이야기를 시작했다.
지금 주전골은 그 옛날 전설속 이야기와 함께 여행 나선이들의 소근소근 거리는
수다스러움과 깊어가는 겨울속으로 잠겨 갈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