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그 뒤안길

나를 찾아떠나는 여행3

緣佑(연우) 2007. 1. 22. 01:13

 

  

    속 깊은 한 곳에서  아직도 술냄새가 올라왔다.

    어제 모임에서 고약한 선배에게 붙들려 날을 꼬박샜지만 직원들과 산행 약속이 되어 있어

    간단한 샤워를 하고 주섬주섬 산행 채비를 해서 꼭두 새벽 집을 나섰다.

    다행히 최부장이 집 근처에 살고 있어 최부장이 운전대를 잡았다.

    새벽 5시 20분 최부장을 만났다.

    차에 오르자 마자  의자 등받이를 제치고 잠이 들었다.

    중간 옥산 휴게소에서 박과장을 픽업할때까지 골아 떨어지고 말았다.

    옥산 휴게소.....

    박과장이 일찍나와 기다리고 있었다.

    해장 한 그릇씩하고 다시 길을 나섰다.

  

    무주 IC 에 도착했을때가 7시 50분..

    아직 다른 일행들은 도착하지 않았다.

    무주 IC에서 현장팀과 합류하고 덕유산으로 향했다.

 

 

   매표소에 주차를 하고 30분정도 걸었을까. 중간 휴게소가 나왔다.

   중간 휴게소에서 준비하지 못한 생수를 준비하고 산행 준비를 마쳤다.

 

 

 

    백련사 입구

    이터는 신라 신문왕(681-691)때 지은 백련사가 있던 곳이다.

    원래의 건물은 6.25때 불타없어졌고 지금있는 건물은 1962년 이후 다시 지은 것이다.

    백련사는 백련스님이 하얀 연천동 열 네개 사찰 중 지금까지 남은 유일한 곳이다.

    경내에는 석가모니를 모신 대웅전을 비롯하여 원통전,명부전,선수당,종각,보제루,천왕문,백련사 계단

    정관당부도, 매월당부도 등이 남아 있다.

   

  

   지난 번에 내린 눈이 아직 녹지 않았다.

   오늘은  봄날처럼 따사롭다.

   햇살이 따사롭게 머무는 곳에선 설수(雪水)가 흘러내렸다.

 

 

  등산로에 쌓여있는 눈은 등산을  번잡스럽게 했다.

  아이젠을 신어야 했다.

  모두 아이젠을 꺼내어 신고 다시 산행을 시작했다.

 

                                                   [ 백련사 승당]

 

  백련사.

  산사의 겨울은 적막함에 고요하고 .

  오가는 등산객의 조잘거림으로 아침을 맞이한다.

 

 

   덕유산 중심부 구천동 계곡 상류에 자리잡은 이 사찰은 신라 신문왕 때

   백련선사가 은거하던 곳에 하얀 연꽃이 솟아 나왔다 하여 백련사로 불리었다는 설과

   신라 흥덕왕 5년 830년 무렴국사가  창건했다는 설이 전해진다.

   이 절은 구천동사 또는 백련암등으로 불리워 졌는데,

   조선 말기까지 중수를 거듭하여 오다가 한국 전쟁때 모두 불에 타버렸다.

 

   1960년대 들어 옛 사지 위에 선수당, 요사 일주문등.. 

   모두 재건되었다 한다.

   

   우리나라의 문화유산..

   민족의 정기가 깃든 많은 건축물들이 한국전쟁으로 멸실되거나 파손되고 이후

   일부 문화재는 고증을 통해 재건 되었지만 흔적을 찾을수 없는 문화재도 있다.

   한국 전쟁이후 ...

   우리가 얻은 것은 과연 무엇인가.

   허리 잘린 국토와 남,북으로 갈라진 민족의 상흔만이 남아 있지 않은가. 

 

 

   덕유산 자락 중턱에서 박과장과 기념사진을 찍었다.

   사실은 너무 힘들어서 잠시 쉬기 위해서 기념사직을 찍자 했다..

   

 

    이곳은 덕유산의 약 7부 능선정도에서 지리산쪽을 바라본 것이다.

    산 골짜기 골이 파인 줄기를 따라 눈이 내렸던가.

    저 눈 자락은 겨우내내 지금의 모습으로 남아 있으리라 .

    그리하여 날이 들면 설수로 내려  진달래 , 개나리 , 철쭉이 피어나게 할것이다.

 

 

   눈길이 미끄럽다.

   아마도 이 길이 마지막 난 코스가 아닐까 싶다.

   모두들 거친 숨을 몰아치며 힘겨운 걸음을 옮겨간다.

   등줄기에선 땀방울이 내를 이루는 듯 흘려내렸다.

   산밑 바람과 기온도 차이가 나는 듯 하다.

   두볼을 스치는 바람이 싸하기 그지 없다. 칼 바람이다.

 

 

   앞서니 뒷 서거니 오르락 내리락 하던 대열을 정리하고 다시 산을 오른다.

   산을 오를때마다 항상 다짐한다.

   인생도 이렇게 거침 숨을 몰아치며 살다보면 .. 언제인가는 정상에 오르게 될것이라고 .

  

 

  이제 정상이 머지 않은듯 하다.

  매표소에서 정상까지 약 9km 정도 얼마나 걸었을까.

  약 8km는 더 걸어 올라오지 않았을까 .

  앞에 정상을 오르는 마지막 계단이 보인다.

 

 

   정상으로 가는 마지막 계단이다.

   산에 있는 계단...

   산을 오르다보면 나타나는 계단이 난 싫다 ..

   계단을 오르는 것이 너무 힘이 든다.

   몇 걸음을 오르고나면 힘이 빠지고 .. .또 몇 걸음을 걷는다.

 

 

   9부 능선 ... 
   9부 능선에 자생하는 나무들은 산밑에 자라는 나무들과는 생김새부터 다르다.

   대부분 그 크기가 작고 짧막한 잔 가지로 웃 가지를 형성하고 있다.

   그것은 고산지대는 생물이 성장할수 있는 기후조건이 용이하지 못하여

   그 성장이 늦거나 여타 생물을 자생할수 없기때문이다.

   하지만 고산지대에 자생하는 나무에서는

   모진 세월을 견디며 당당하게 살아온  나무의 강한 내면을 느낄수 있다.

 

 

드디어 덕유산 향적봉의 정상이 보인다.

쭉 빠져있던 기운이 다시 솟아 났다.

조금만 더 가면 정상이다. ..

왠지 저 능선만 넘으면 새로운 세상이 열릴듯 설레임으로 가득하다.

 

 

    드디어 정상..

    향적봉 정상에서 바라본 대피소

    많은 사람들은 저 대피소에서 잊을수 없은 추억을 만들어 낼것이다.

 

 

   덕유산 향적봉 해발 1614m 정상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정상에서 준비한 도시락을 맛나게 처리하고 사방으로 펼쳐진 그림같은 백두대간과

   조국 강토를 바라본다.

   우리 민족의 선열들이 피땀흘려 지켜왔을 이 강산을 ...

   가슴속에선 잔잔한 파문이 일듯 심장이 고동친다 .

   나의 나라 나의 조국 대한민국이여 ..!

 

 

  멀리 지리산의 천왕봉이 보인다.

  산하가 바다처럼 깊고 넓다.

 

 

 

    설천봉 무주 리조트 스키장의 정상.

    많은 스키어들은 설경속에 자연을 즐긴다.

 

 

  정각의 건축형상이  독특한 건축미를 가지고 있다.

  팔각으로 2층 건축물 아마도 휴게소인듯 하다.  

 

  스키를 타고 내려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스키를 준비해 왔으면

  단번에 이 산을 내려갔을텐데...

  아쉬움이 남았다.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을 맞이 한다는 주목과 고풍의 건축물이 어울어져 있다.

  저 고사목은 죽은지 얼마나 되었을까.

  하산길 스키를 즐기는 스키어들의 모습에선 행복이 가득하다.

 

 

   졸립다.

   밤샘을 한탓일까.

   빨리 하산하고 잠을 자고 싶었다.